핸드가 아니라 레인지
드라마에선 상대의 패를 정확히 읽어내지만, 실제 고수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아요. 패 하나가 아니라 "가능한 패의 집합"을 상대해요. 그 집합을 레인지라고 불러요.
상대의 패는 맞힐 수 없다, 그런데 괜찮다
상대가 벳을 했을 때 "저 사람 AK인가?"라고 묻는 건 답이 없는 질문이에요. 대신 이렇게 물어요. "저 자리에서, 저 라인으로, 저 사이즈를 벳하는 핸드의 집합은 무엇인가?" 그 집합이 레인지예요. 상대의 패 한 장은 못 맞혀도, 집합의 구성은 논리적으로 좁혀갈 수 있어요.
예를 들어 UTG(가장 이른 자리)에서 오픈한 상대의 레인지는 강한 페어와 큰 카드 조합 위주의 좁은 집합이에요. 버튼에서 오픈한 상대는 40%가 넘는 핸드가 들어 있는 넓은 집합이고요. 같은 벳이라도 어느 집합에서 나온 벳이냐에 따라 내 대응이 달라지는 거죠.
레인지 사고의 3단계
1단계, 내 레인지. "이 상황의 나는 어떤 핸드들을 갖고 있을까?" 내 핸드 하나가 아니라, 같은 라인을 탔을 내 핸드 전체를 인식하는 것부터예요.
2단계, 상대 레인지. 상대의 자리·액션·사이즈로 상대의 집합을 좁혀요. 프리플랍 콜은 집합을 한 번, 플랍 체크는 또 한 번 좁혀주죠.
3단계, 레인지 대 레인지. 내 집합과 상대 집합이 이 보드에서 어떻게 부딪히는지 봐요. "이 보드는 누구의 레인지에 더 유리한가?"가 벳과 체크를 가르는 질문이에요. 솔버가 계산하는 게 바로 이 3단계고요.
13×13 그리드, 레인지의 지도
레인지는 글자보다 그림으로 볼 때 훨씬 빨리 읽혀요. 대각선은 포켓페어(AA~22), 대각선 위는 같은 무늬(s), 아래는 다른 무늬(o). 169칸이 홀덤의 모든 핸드 종류예요.
훈련에서 답을 공개하면 열 수 있는 13×13 그리드가 이 지도를 실제 데이터로 보여줘요. 칸마다 색으로 "이 핸드였다면 폴드/콜/레이즈를 어떤 비율로 하는지"가 칠해져 있고, 노란 링이 지금 내 핸드예요.
그리드를 읽는 습관이 생기면 시야가 달라져요. "내 88은 콜이네"에서 끝나지 않고, "내 레인지 전체에서 어떤 부류는 접고 어떤 부류는 올리는구나"가 보이기 시작해요. 그게 핸드 사고에서 레인지 사고로 넘어가는 순간이에요.
요약
- 상대의 패 한 장은 못 맞혀요. 대신 "이 라인을 타는 핸드의 집합"은 좁혀갈 수 있어요.
- 내 레인지, 상대 레인지, 레인지 대 레인지. 이 3단계가 솔버가 계산하는 전부예요.
- 13×13 그리드는 레인지의 지도예요. 훈련에서 답을 공개할 때마다 열어보세요.
어느 팩이든 답을 공개한 뒤 분석 패널의 내 레인지를 열어보세요. 방금 배운 레인지가 지도로 보여요.